<2019 미얀마의료봉사 후기>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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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대 의학과 김관우
동남아시아에 있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미얀마는 낯선 곳이었습니다. 외국인에게 관광이 허용 된지 오래 안되어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김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도착할 미얀마 양곤은 방콕을 경유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발대식에서의 설명과 제공해주신 안내책자를 통해 미얀마에 대해 간략한 정보를 얻게 되며 기대가 생기는 동시에, 낯선 나라에서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의료봉사를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남을 도우러 가는 일에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하는 생각 또한 마음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7월 무더운 날, 처음 하게 될 의료 봉사를 하며 마주하게 될 나의 새로운 첫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미얀마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의료 봉사활동을 한 병원은 양곤 북다곤타운쉽 공립병원이었습니다. 시내 외곽 지역이라 다소 낙후된 지역이었고, 병원 건물도 낡고 열악한 시설이었습니다. 병원을 들어갔을 때 무더운 날씨임에도 의자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 진료 기다리는 현지 환자분들을 보니 더욱 해외 봉사가 실감이 났고 한 시라도 더 빨리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가 진행되는 4일 동안 저는 내과, 안과, 통증의학과를 보시는 교수님들의 진료를 옆에서 보조하고 접수를 안내했습니다. 아직 학교에서 커리큘럼상 병원 실습을 나가지 않았다는 생각이 환자를 직접 만나 진료 내용을 전달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떨리게 하고, 실수는 하지 않을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몇십년을 진료를 하신 교수님들께서 노하우와 차분함 속에 현지 환자분들을 문진하고 처방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저 또한 옆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선생님들 진료에 도움이 되고, 환자와 라뽀를 쌓기 위해 미얀마 인사말도 대사 몇 개 준비하고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다가가니 환자분들도 좋아해주셨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 가운데서도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진료와 같이 간 봉사단 학생들이 자기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빛났었고, 힘든 가운데서도 모두가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4일 동안 진료 도중에 같이 수고해준 분들이 통역을 도와준 현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아직 방학하지 않았는데도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내어 긴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통역을 도와주었습니다. 통역 덕분에 처방이나 조언들이 원활하게 전달 될 수 있었고, 환자와의 라뽀도 더욱 잘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미래에 의사가 되어 해외 봉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저로서는 언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고, 남은 방학 동안 외국어 공부에 열의를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타지에 가면 가장 걱정되며 중요한 부분이 숙소와 음식입니다. 자는 곳이 편치 않거나 음식이 잘못되거나 맞지 않으면 고생하기 마련인데,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서 깨끗하고 좋은 뷰의 호텔에서 머물고, 한식 위주의 식단 그리고 고급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게 준비해주셔서 봉사기간 내내 컨디션 좋은 상태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변하는 날씨와 불규칙하게 끝나는 병원 시간 조건에서도 모든 팀원을 챙기시며, 시간을 조율하여 효율적인 다음 일정을 기획하시는 단장님 덕분에 의미 있는 봉사활동과 미얀마 양곤의 관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도 있었습니다.
단장님은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서 이번 해외봉사활동의 중요한 의미 중에 한 가지가 봉사활동을 오는 학생이 훗날 이러한 규모의 팀을 이끌고 의료봉사를 이끌 수 있는 자질을 갖추는 것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신 단장님과 모든 선생님들 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좋은 경험을 하고 가지만, 특히 그 분들의 기획력과 추진력을 닮고 싶고 그러한 리더의 자질을 옆에서 볼 수 있고 직접 배웠다는 것도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봉사 정신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훗날 의료인이 되어 직접 봉사의 의료를
실천하고 이러한 봉사단체를 이끌 수 있는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지금부터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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